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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센터 창작소설 오렌지입니다. 인젝터를 굳이 까발려야.....

1,500 2019/03/15 18:08

많은 분들이 쪽지로 요청해 주시어 결국 이걸 써야 하는 군요.


뭐 미루고 미룬 이유가 있습니다.

이걸 깊이있게 들어가면 자살당하거나 빠따 맞을수도 있는 문제라서

저도 겁나거든요. 전 절대 자살같은거 안할건데 말입니다.

그리고 어딘지 알려 달라고 쪽지 주지 마세요.


정비업체가 인터넷으로 영업하는것 만큼 멍청한 짓도 없습니다.

그냥 주변에서 이런저런 카센터를 찾다보면 좋은 업체도 있을 겁니다.

제글에 달린 수많은 댓글이 그렇게 말하고 있잖아요?

(너만 잘났냐? 응? 이런거요)


이게 이야기 하자면 좀 길어집니다.

아주 예전 7년 전으로 되돌아 가야 하죠.

그때 저는 개업을 했습니다. 아주 엿같이 추운 그 겨울에 말이죠.

개업과 동시에 전단지며 홍보물을 뿌리기 시작했는데 이게 아주 극적인 효과가

나오게 되죠.


당시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정상적인 차도 시동이 안걸립니다.

보험에 전화하면 기본 3시간은 기다리라고 하죠.

심한 경우 '내일이나 되려나?'이런 대답도 돌아 옵니다.

막막한 차주들은 제가 차에 꽂아놓은 홍보물을 보고 제게 전화를 합니다.


그렇게 이 이야기는 시작이 됩니다.

출동을 나가서 방전된 배터리에 아무리 점프를 해대도 시동은 안걸립니다.

왜냐? 연료가 굳어서 필터를 막고 있거든요.

(굳이 연료속의 파라핀이라고 설명 안하면 연료는 안굳는다고 태클 거는 인간이 

 꼭 나타납니다.....그래 니 잘났다 인간아.....)

그런것을 보르는 운전자는 계속 시동을 걸려고 하다가 결국 

배터리가 다 소모되어 방전상태가 되는 거죠.


여튼무튼

그럼 필터를 바꾸어야 하죠.

근데 이런차가 너무 많다보니 필터가 공급이 안됩니다.

아쉬운대로 필터에 더운물을 부어서 시동을 걸어 줍니다.

그리고 나름 영하 32도까지 굳지 않는 다는 에스오일에 가서

기름을 더 넣으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음날 아침을 대비하여 

지하주차장이나 햇빛이 잘 드는 곳이나 하다못해 비닐이라도 덮어 

놓으라고 하죠.

(참고로 에스오일이 32도까지 안 굳는다고는 하나 그것도 

케바게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뒤쪽으로 미룰께요)


그리고 고생한 배터리도 갈아주면 좋겠지요.

배터리도 품절입니다.-.-

거래처에 부탁해서 우선 몇개만이라도 해달라고 며칠을 사정을 하죠.

그래도 물건이 없습니다. 아니 그렇게 믿었죠.


출장 다니다가 넘 춥고 힘들면 근처 카센터로 들어 갑니다.

'사장님 ㅜㅜ 추워서 죽을 것 가타요'라고 울상을 지으면 

'가게는 누가 보고 나와있어?'라며 난로옆 자리를 내어 주시고 

커피도 타 주십니다. 그러던 와중에 보니 몇몇 집은 배터리가 공급이 

되더군요. 저랑 같은 거래처인데......


거래처에 한방 맞은 겁니다.

맨날 출동 나간다고 셔터조차 안올리고 돌아다니니까 

개업 초기부터 부실하다고 판단한 거래처는 물건은 안준 것이죠.

외상도 아니고 현박인데도 거래처 관리 개념으로 저한테는 안준 겁니다.

카센터 하는 꼬라지가 못미덥다 그거 였겠죠.


여튼 덕분에 맨날 더운물과 점프선으로 하루 8~13대 정도 해결을 하고 

돌아오면 저녁 6시.....점심도 거르고.....겨우 저녁 먹으면 

다음날 아침 또 출동이 기다리죠.

(개업 초기라서 다 모르는 분들꺼 해주러 다닌 거에요. 출동비도 안받고....

 동네에 소문이 아주 좋게 나기는 했죠.)


약 1주일 후 재미있는 현상을 보게 됩니다.

배터리를 공급받던 카센터에 싸움이 나죠.


"아니 지난주에 배터리 갈았는데 왜 도 시동이 안걸려?!" 요런 싸움이요.

커피 얻어 먹으러 갔다가 그런 항의와 전화를 서너번 당하는 것을 보고는

차라리 안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저희 동네에서 아직까지도 제가 배터리는 제일 조금 팔고 있습니다.

 양심적인게 아니라 그런 꼴 안당하려고 확실한 것만 바꾸는 겁니다)


연료필터나 예열 플러그등을 갈아주던 카센터에도 싸움이 납니다.

왜 고쳤는데도 시동이 안걸리냐고......

정말 추운 겨울이었어요.

개업 첫해에 아주 신고식을 제대로 당한거죠.


그러다가 동창회에서 우연히 좋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시동 보조액이 있는데 그냥 연료통에 부어만 주면 시동이 잘 걸린다는 거죠.

물류센터 같은데 가서 그 앞에서 화물차 기사들한테 팔면 하루에 60만원정도 

벌수 있다면서 같이 해보자는 형님이 있는 겁니다.

어렵게 어렵게 그걸 12개 정도 구했습니다.


문제는 이게 효과가 있는지는 저도 모른다는 거죠.

뭐 이제는 안만드는 물건이니 이름도 공개해도 될겁니다.

'안티겔'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물건인데 뭐 여러회사 제품은 있지만 

제가 구한건 그냥 이름 자체가 안티겔이었어요.

이게 종류가 엄청나게 많았는데 어느 회사 건지는 기억도 안나네요.

여튼 이제는 나가서 시동 걸어주면 그걸 1/4병 정도 부어 줍니다.

뭐라도 해줘야 하니까요.


배터리 갈아달라고 하고 연료필터 갈아 달라는 사람들에게 

뭐라도 액션을 취해야 하니까요.

여튼무튼 그거 넣고 에스오일 가라고 한 차들은 그럭저럭 시동이 걸립니다.

에지간하면 점프만 해도 걸립니다. 더운물이 필요 없어지죠.


그러다가 결정적인 사건이 생깁니다.

안티겔을 더 이상 못 구하고 물건도 다 떨어 졌는데 아직 춥더라는 거죠.

겨우겨우 짝퉁(?)이라기 보다는 비슷하지만 효과가 약한 물건을 구해옵니다.

한0 000 에서 나온 물건인데 뭐 급하다 보니 그런대로 아쉬운대로....

결정적인 사건은 

바로 저희 카센터 앞집차 포터2가 시동이 안걸린다는 겁니다.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 2~3시에 나가서 일단 연료통에 그걸 반병 정도 넣어주고

연료펌프에 더운물을 좀 부은다음 시동을 걸어 줍니다.

그리고 약효가 퍼지도록 30분 정도 공회전을 부탁을 하지요.

"내일 새벽 4시에 일 나가야 하는데 그때도 걸릴까요?"라는 앞집 아저씨의 질문에 

잠시 제 동공이 심하게 흔들리죠.


모범답안 


" 걱정마세요. 제가 새벽이라도 나와서 걸어 드릴께요. "


실제 답안 


" 걸릴 거에요. 뭐 이 약멓고 안될 정도면 뭔짓을 해도 안되요"


그리고 그날밤.....핸드폰을 꺼놓고 잠이 듭니다.

새벽에 전화 올까봐서 -.-  예...저 그런놈입니다. 사악해요.


다음날 모르는척하고 핸드폰도 안켜고 오전 11시까지 편안하게 

커피나 마시면서 쉬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출동 나가기 싫더라구요......

11시경에 앞집 아주머니께서 파리000 케익을 들고 나타나십니다.

제가 전화를 안받아서 (정확히는 핸드폰이 꺼져 있어서) 직접 오셨다면서

그 케익을 주시죠.....아까 새벽에 한방에 시동 걸려서 일을 나가셨다고

가시면서 앞집 카센터에 빵이라도 사다드리라고 전화를 하셨다구요.


핸드폰 꺼진것을 그제야 알아챈듯한 발연기와 함께 빵은 접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몇가지 여쭈어 보니 한여름 시동걸듯이 한방에 시동이 걸려서 

일을 나가셨다고........


예... 이게 시작입니다. 

그 물건이 짝퉁이 아닌 겁니다.

무려 7년 후 그 물건은 만드시는 사장님을 만나서 여쭈어 본 결과 

제가 아는 안티겔은 짝퉁이었고(진짜 안티겔은 따로 있었음)

정확히는 제가 나중에 받은 물건을 희석하여 소분포장한 가짜였던 겁니다.


진짜를 가짜라고 믿고 가짜를 진짜라고 믿은 것은 

바로 그 동창형님이 그런 물건의 대리점 사장이었다는 것을 모른 

제 불찰이었죠. 여튼 그 형은 입만 열면 뻥임. 사람이 아주......영......


문제는 이 물건이 

만드시는 사장님을 찾기 전까지는 

'인젝터 크리너'라는 병에 답겨 있기도 하고

'수분 제거제'라는 병에 담겨 있기도 하고

'안티겔'이라는 병에 담겨 있기도 했다는 거죠.

심지어 아무 표시도 안된 병에 담겨 오기도 했어요.

(그러면 불법이라더만요. 그렇게 유통되면....)


담아 파는 넘 맘대로 말이죠.

물론 그들은 아니라고 합니다...제 추측이 그렇다는 거죠.....

써보니 같은 물건이더라는 거죠.

문제는 그 병들이 진짜로 크리너나 수분제거제가 담겨있을 경우 

제가 원하는 효과는 안나온다는 거죠.


여튼 대리점하는 못믿을 형님을 건너거 총판 사장님을 찾아 냅니다.

(이것만 5년 걸림)

그리고 이제는 '수분제거제'라는 병에 물건이 담겨 옵니다.

그게 수분제거제랑 섞을수 있는 거라서 겨우겨우 합법 범위내에 들어가서

유통이 가능해지는 거죠.


여튼 이제 그 물건의 명칭은 '수분제거제'라고 합시다.


제가 그걸 어떻게 인젝터 크리닝에 사용하게 되었나 하면요.

1. 근처에 인젝터 크리닝 업체가 없었고

2. 연료필터도 구하기 힘들었고

3. 연료통 청소하기가 귀찮았어요.


사실은 연료통 청소를 해야하거나 연료필터를 갈아야 하는 차에 

그걸 부어 버린거죠. 당시엔 16000원 정도 했을 겁니다.

사오기는 11000원에 파는건 16000원 정도......뭐 박카스병만한게 그 가격이면

손님 입장에서는 비싼거죠.


그리고 연료의 파라핀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해요.

그나저나 이거 엄청 길어 질텐데요.


아직 본론은 시작도 안했거든요.

그 본론을 이해하기 위한 서론이 1/3 정도 진행된게 이거에요.


여튼 저걸 3~4년 사용하면서 슬슬 깨달은게

시동보조액이 아니라 파라핀 제거제 아니냐는 거였죠.

왜냐하면 모든 문제는 그 파라핀에서 시작된다는 결론이 나왔거든요.

결국 연료문제인거에요.

(알고보니 제거가 아니라 잘 녹게 도와주는 거라고....쿨럭...)


그 다음해 겨울이 되면서 좀 덜 추웠어요.

지난해에 안갈았던 배터리들은 그제야 갈기 시작했죠.

심지어 '작년에 000서 갈았는데 이게 왜이래?'라는 손님도 많았어요.

만약 그때 배터리를 신나게 팔아 먹었다면 꽤 많은 손님이 등을 돌리는 

이유가 되었겠지요. (제가 양심적인게 아니라 그냥 조심스러운 겁니다)


그 약의 재고는 40개나 남았는데 쓸일이 없는 거죠.

그래도 팔립니다.

연료필터 갈아 달라는 손님에게 그 약을 팔아 댑니다.

이젠 20000원 받고 팔죠^^ (안 양십적이라고 했죠?)

연료필터 갈면 7~8만원 나오는데 약이 더 싸거든요.

그렇게 경유 연료필터를 안 갈아 댄게 7년째에요.

녹슬어서 샐까봐 갈은건 몇개 있어요. 7년 동안 다해서 10개 안될 겁니다.


물론 에스오일 가라는 잔소리도 잊지는 않습니다.

당시 저희 동네 에스오일은 사장님이 좀....독특하셨어요.

당시엔 몰랐지만 파라핀이 안 녹은것 같으면 

다시말해 뭉쳐 있는것 같으면 

자체적으로 순환을 하셔서 원하는 상태가 되어야 팔더라는 거죠.

(이게 불량이냐 아니냐의 문제 보다는 잘 섞여있냐의 문제도 크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이젠 약이 더 안팔립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12개 정도는 가지고 있었죠.

그리고 당시엔 아고라에서 그런 문제를 가지고 싸우고 있었어요.

여기서 지금 흡기 크리닝 문제로 싸우듯이......


아고라에 양심적인 카센터라고 잘못 소문이 나면서 찾아오는 분들이 

생깁니다. (지롤하고 남자만 옴......여자분이 한분 계시기는 하는데 

스타일이 형이라고 불러 드려야 할 듯한......기차형 미안....아니 기차누나....)


그중에 어느분이 검사에 불합격이 되어 찾아 오시죠.

멀리서 찾아는 오셨고 뭐 해드릴건 없고 

증상은 인젝터가 아주 살짝 안좋은 건데.....인젝터 동와셔를 바꾸면

될것 같은데.....그 작업 해드리면 인터넷으로 영업한다고 

욕하려 기다리는 넘들은 넘 많고.....

그래서 그 약을 한병 서비스로 넣어 드리게 됩니다.


근데 이 형님이 오버를 하시죠.

귀성길에 차가 잘 나가는것 같다면서 다시 검사장으로 가십니다.

그리고 매연이 합격이 되죠. 엥?

설마 인젝터에도 효과가 있는 것인가?

이제 그 부분을 또 고민을 합니다.


효과가 있다면 인젝터에는 왜 효과가 나타날까?

이제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명장님에게 인젝터 크리닝을 배운 이야기를 해야 하겟지요.

(미리 경고 했죠? 엄청 길어 진다고......)